우리교회는 1년에 세 번 (부활주일, 추수감사주일, 성탄주일), 한어부 회중과 영어부 회중이 모여 전 교인이 함께 연합예배를 드립니다. 예전에는 주로 한어부 예배 장소에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렸는데, 이제는 한 번씩 돌아가면서 예배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올해 추수감사예배는 영어부 회중인 RT (Rivertree)에서 주관할 예정입니다.
이번 학기에 저는 세 번의 삶공부를 인도합니다. 생명의 삶/새로운 삶/ 구약의 삶입니다. 그런데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영어부 회중도 생명의 삶과 새로운 삶을 강의합니다. 시간이 겹쳐서 ‘생명의 삶을 하는 클래스가 좀 더 큰 엘림 예배당을 사용한다’라는 룰을 따라 장소를 배분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교회 영어부 RT 회중을 볼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사실 지금 영어권 사역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고 하는데, 우리 교회에는 좋은 전도사님이 계시고, 부재시에 도울 수 있는 전도사님도 계셔서 그렇습니다. 처음에 저의 설교와 예배인도로 영어회중이 시작될 때는 엘림 2번 방이면 충분했었는데, 이제 최대열 전도사님의 리더십으로 새로운 예배장소를 찾아서 갈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요즘 더욱 감사한 것은 영어회중과 한어회중이 평화롭게 공존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한 교회 안에 두 언어 회중이 있습니다. 외부에 영어회중을 소개할 때는 Rivertree를 줄여서 RT라고 부르지만, 교회에서는 영어회중은 ESC(English Speaking Congregation), 한어회중은 KSC(Korean Speaking Congregation)로 부릅니다.
한 집에 두 가정이 같이 사는 것은 어렵습니다. 언어와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 때 그 어려움은 배가됩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 두 회중은 가정교회라는 같은 정신과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가 다름에도 하나됨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매주 금요일 1층 저희 집에서 목장을 하고 있을 때면, 2층 전도사님 집에 모인 산호세 싱글목장에서 목장을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거리며 웃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듣기 좋은지 모릅니다. 올해 초 평신도 세미나를 할 때도 참석한 싱글 예비목자들을 자기 집에서 재워가며 동참해 주었고, 또 며칠 전 Trunk or Treat 같은 행사를 통해 얼마나 열정적으로 교회 사역을 도와주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영어회중 성도들이 가정교회를 통해 믿음이 자라고, 한어회중과 잘 공존하며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가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사도 바울은 성령이 하나가 되게 해 주신 것을 힘써 지키라고 했습니다. 하나가 되는 것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고 힘써 지켜야 합니다. 영어회중과 한어회중은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더욱 힘써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잘 해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서로를 더욱 존중하고 배려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교회가 되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