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조회 수 170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제 토요일이 저의 결혼 22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결혼식 당일 교회 마당의 하얀 목련이 활짝 피어있던 모습과 저희 부부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해 주시던 목사님의 모습, 혼인서약을 하던 순간, 축가 연주를 들으면서 감격과 감사의 눈물이 흘렀던 일... 많은 것들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나지만, 그 때 선포된 설교의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러니까 설교는 가능하면 짧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2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결혼한 첫 해를 제외하고는 결혼기념일을 제대로 챙겨본 일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 다닐 때는 직장일로, 그리고 목회를 하면서는 교회의 사역이 언제나 우선이 되어서 잊어버리고 그냥 지나가거나, 며칠 지나서 챙기기가 일수였습니다.


결혼기념일에 바라는 아내의 소망은 소박한 편입니다. 마음이 담긴 편지 한 통 혹은 가까운 산에 가서 한 두 시간 하이킹을 함께 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작고 소박한 기대로 제대로 채워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그래도 지금까지 함께 잘 살아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교차합니다.


저희 부부는 사이가 좋은 편이지만 요즈음은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희민이까지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둘이 남게 되었지만, 이어서 저의 사촌동생이 몇 달 지내다 가고 민애가 한 학기를 집에서 보냈고 또 처제의 딸이 한동안 함께 있었기 때문에 이제야 비로소 단 둘이 지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치 신혼으로 되돌아간 느낌입니다. 그런데 아내와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해 보니 사실 우리는 신혼을 제대로 누려보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신혼을 살아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는 결혼과 더불어 그야말로 친정을 떠나서 시집살이를 시작했습니다. 홀시어머니와 시동생과 함께한 시집생활이 결코 평탄하지 않았고, 그런 신혼이 알콩달콩 재미있을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2년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희생과 수고 때문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더 감사한 마음이 생깁니다.   


금년에는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리지 않고, 지난 금요일 저녁에 아내와 둘이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특별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함께 식사를 나눌 시간을 낼 수 있는 여유로움이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그래서 목자님 목녀님들께 감사하고, 시온영락 성도님 여러분들께 감사하고, 이광민 장로님, 이기준 목사님 내외, 엄해용 목사님 내외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시온영락에 부임한 후로 3년의 세월은 좀 바쁘긴 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었습니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긴장도 있었습니다. 한꺼번에 다섯 혹은 여섯 그룹의 성경공부를 계속해서 인도해 왔고, 처음에는 우리 자녀들을 돌보아줄 사역자가 없는 기간도 있어 금요일 모임은 저희 집에서 가지며 제가 인도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변화들을 시도했고, 그것을 지속시키기 위한 보이지 않는 긴장과 노력들도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교회의 크고 작은 일들은 장로님들과 목자님 목녀님들께서 알아서 살펴주고 계시고, 자녀교육과 관련된 일체의 일은 제가 거의 신경 쓰지 않아도 되도록 이기준 목사님 내외께서 챙겨주시고, 그리고 엄해용 목사님까지 부임하셔서 설교를 제외한 예배 전반을 챙겨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년 상반기에는 성경공부도 두 클래스만 진행하고 있어 오랜만에 정말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선물이라 생각하며, 시온영락 삶공부 2013년 가을학기가 시작할 때까지는 좀 여유롭게 지내려고 합니다. 당분간 제가 조금 빈둥거리는 것처럼 보여도 이해해 주시기 바라고, 하나님께서 저에게 허락하신 담임목사의 사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준비의 기간이 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9 (243) 북가주 교회간 친선 탁구대회를 마치며.... file 석목사 2014.05.20 1382
118 (242) 이런 헌신과 열정을 또 볼 수 있을까요? file 석목사 2014.05.11 1193
117 (241) 자녀들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은 신앙입니다. 석목사 2014.05.07 1212
116 (240) 내년 4월에는 우리 교회가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를… 석목사 2014.04.30 1350
115 (239) 주일친교와 목장모임, 우리의 화목제.. file 석목사 2014.04.19 1339
114 (238) 시편23편을 해마다 고난주간에 묵상하는 이유 석목사 2014.04.14 1368
113 (237) 나는 유치한 사람이 아니다??!! file 석목사 2014.04.08 1271
112 (236) 우리 교회가 속한 노회가 분립될 예정입니다. 석목사 2014.03.31 1226
111 (235) 저는 가정교회라는 형식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file 석목사 2014.03.23 1280
110 (234) 저는 지금 덴버에 있습니다. 석목사 2014.03.18 1330
109 (233) 자식을 위해 부모를 공경하라. 석목사 2014.03.09 1244
108 (232) 부모님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더군요. 석목사 2014.03.02 1376
107 (231) 목사님, 설교가 아파요!! file 석목사 2014.02.26 1401
106 (230) 우리교회, 좋은 교회 맞나요? 석목사 2014.02.18 1365
105 (229) 원칙이 아니라 성령님께서 통치하시는 교회 file 석목사 2014.02.11 1378
104 (228) 팀목회 팀목양, 그냥 되지 않습니다. 석목사 2014.02.02 1453
103 (227) 모든 모임에 다 참여하지 않아도 됩니다. file 석목사 2014.01.27 1342
102 (226) 가정교회로 잘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석목사 2014.01.19 1439
101 (225) 카드와 선물에 감사드리며.... 석목사 2014.01.12 1570
100 (224)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file 석목사 2014.01.05 1561
99 (223) 2014년 새해에는 이런 변화가.... 석목사 2013.12.29 1692
98 (222) 다음주일 결산∙예산 제직회가 있습니다. file 석목사 2013.12.25 1597
97 (221) 성탄절, 예수님께 무슨 선물을 드릴까요? 석목사 2013.12.17 1872
96 (220) 모든 성도님들께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 참석기회를 드리고 싶습니다. 석목사 2013.12.17 1656
95 (219) 열심히 하는 것 보다 사역의 목적과 우선순위가 중요합니다. 석목사 2013.12.01 1668
94 (218) 추수감사절 주간을 어떻게 보내실 건가요? file 석목사 2013.11.24 1613
93 (217) 지난 토요일 쉘터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석목사 2013.11.18 1685
92 (216) 목자‧목녀 면담시간을 가지면서.... file 석목사 2013.11.12 1601
91 (215)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예배 석목사 2013.11.04 1556
90 (214) 용기와 끈기 file 석목사 2013.10.27 1568
89 (213) 남자를 세우는 교회 석목사 2013.10.20 1441
88 (212) 다음 단계? 석목사 2013.10.20 1515
87 (211) 우리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모임?! 석목사 2013.10.08 1669
86 (210) 자발성의 문화, 자발성의 시스템 석목사 2013.10.03 1654
85 (209) 저는 정규범 장로님 따님 결혼식에 참석하고.... 석목사 2013.09.23 1755
84 (208) 우리 교회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file 석목사 2013.09.19 2136
83 (207) 담임목사의 빈자리가 좀 있었나요? file 석목사 2013.09.10 1625
82 (206) 한국에서 두번째 주일을 맞이하며…. 석목사 2013.09.02 1641
81 (205) 한국에서 소식 전합니다. 석목사 2013.09.01 1658
80 (204) 시온영락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석목사 2013.08.20 1557
79 (203) 담임목사 없이 갖는 특별새벽 기도회 file 석목사 2013.08.12 1541
78 (202) 하나님께서 만들고 지휘해주신 팀 석목사 2013.08.07 1541
77 (201) 저와 제 아내가 한국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석목사 2013.08.07 2164
76 (200) 주일 끼고 여행가도 되나요? 석목사 2013.07.21 1910
75 (199) 확신의삶 성구암송 열심히 하고 계시죠? 석목사 2013.07.16 3312
74 (198) 어려운 찬송이라고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석목사 2013.07.08 1650
73 (197) 소가 없으면 구유야 깨끗하겠지만... 석목사 2013.07.02 1649
72 (196) 주보에 금주의 암송성구 코너가 시작됩니다. 석목사 2013.06.24 1671
71 (195) 우리 자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석목사 2013.06.20 1517
70 (194) 오카리나를 배우며 갖는 소원 file 석목사 2013.06.11 1635
69 (193) 많은 기도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석목사 2013.06.06 1653
68 (192) 우리 교회는 참 좋은 교회입니다. 석목사 2013.05.26 1534
67 (191) 사연이 있을까요? 사연이 있기를 바랍니다. 석목사 2013.05.26 1484
66 (190) 저는 목사로 사는 것이 행복하고, 때로 죄송한 마음을 느낍니다. 석목사 2013.05.15 1470
65 (189) 내 자식, 성공시켜 줍시다. file 석목사 2013.05.05 1423
64 (188) 2013년 첫 선교비를 보내면서.... file 석목사 2013.04.28 1628
» (187) 결혼 22주년 기념일을 보내며.... 석목사 2013.04.21 1709
62 (186) 하트나무에 담긴 소원 file 석목사 2013.04.14 4213
61 (185) 선수하지 마시고 감독 좀 해 주세요... 석목사 2013.04.09 1440
60 (184) 마시멜로우 이야기 file 석목사 2013.03.31 1726
59 (183) 시편23편; 현실에 뿌리박은 신앙 석목사 2013.03.25 1725
58 (182) 초점을 잃고 느슨해 진 듯 합니다. file 석목사 2013.03.17 1504
57 (181) 한식의 세계화를 보여준 노회였습니다. 석목사 2013.03.11 1543
56 (180) 우리 교회에서 노회가 열립니다. 석목사 2013.03.06 1910
55 (179) 이웃 교회에서 말씀 전하는 것에 대해 file 석목사 2013.02.25 1563
54 (178) 왜 나만 빠졌지? 석목사 2013.02.20 1564
53 (177) 문제와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삶 file 석목사 2013.02.12 1546
52 (176) 공식적으로 가정교회로 출범하며 석목사 2013.02.08 1716
51 (175) 목자․목녀 서약과 대행목자 임명 file 석목사 2013.01.29 1648
50 (174) 최영기 목사님의 부흥회를 준비하면서 석목사 2013.01.25 1668
49 (173) 국제가정교회사역원 주소록에 등재하는 것의 의미 file 석목사 2013.01.15 3313
48 (172) 제직회와 공동의회 안건 안내 석목사 2013.01.10 1595
47 (171) 작지만 큰 변화 file 석목사 2013.01.05 1498
46 (170) 새해에는 매월 성찬식을 갖습니다. 석목사 2013.01.05 1558
45 (169) 하나님께서 새 차를 한 대 주셨습니다. 석목사 2012.12.18 1616
44 (168) 꼭 해야 합니까? 석목사 2012.12.18 1495
43 (167) 총목장 모임 설문조사 결과.... 석목사 2012.12.18 1580
42 (166) 목장이 중심에 있습니다. 석목사 2012.11.26 1453
41 (165) 참 멋진 추수감사주일 식탁 file 석목사 2012.11.19 1460
40 (164) 새해 주일친교, 이렇게 바뀝니다. 석목사 2012.11.15 1577
39 (163) 우리 교회의 핵심가치는 “관계”입니다. 석목사 2012.11.04 1526
38 (162) 아홉 식구가 세미나 참석차 출타중입니다. file 석목사 2012.10.30 1701
37 (161) 이제 2013년을 함께 준비합니다. file 석목사 2012.10.23 1803
36 (160) 내가 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석목사 2012.10.16 1610
35 (159) 편작이 명의로 소문난 이유 석목사 2012.10.09 1667
34 (158) 서로의 얼굴을 빛나게 해 주는 공동체 file 석목사 2012.10.01 1508
33 (157) 아무도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계속됩니다. 석목사 2012.09.26 1472
32 (156) 휴가 잘 다녀왔습니다. file 석목사 2012.09.17 1593
31 (155) 세이레 심야기도회와 부흥회를 마치며 석목사 2012.09.17 1490
30 (154) 목요일 저녁부터 시작됩니다. 석목사 2012.09.17 1502
29 (153) 제직회를 은혜 가운데 마쳤습니다. file 석목사 2012.08.23 2280
28 (152)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 선수 석목사 2012.08.14 1930
27 (151) 다음 주일 저녁부터 시작합니다. file 석목사 2012.08.08 1468
26 (150) 1부 예배 장소를 마련하기 위하여.... 석목사 2012.07.31 1498
25 (149) 최선 보다는 한 마음 file 석목사 2012.07.22 1504
24 (148) 탁구와 영화의 밤, 목요일 저녁8시 석목사 2012.07.16 1516
23 (147) "주님의" 교회 file 석목사 2012.07.10 1551
22 (146) 목사님께는 말씀드리지 마세요! 석목사 2012.07.03 1542
21 (145) 목장모임의 표준순서 석목사 2012.06.25 2054
20 (144) 예수 잘 믿고, 놀 줄 알고, 공부도 잘 하는.... 석목사 2012.06.18 1517
19 (144) 희민이 졸업식에 참석하면서..... 석목사 2012.06.12 1655
18 (143) 회원영입 허그(Hug)식의 의미 석목사 2012.06.04 1937
17 (142) 총회, 노회 꼭 참석해야 됩니까? 석목사 2012.05.29 1558
16 (141) 바자회 한 번 더 할까요? 석목사 2012.05.29 1676
15 (140) 자식을 위해 부모를 공경하라. 석목사 2012.05.15 1813
14 (139) 우리 자녀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석목사 2012.05.15 1783
13 (138) 목장은 거룩한 “실험실”입니다. file 석목사 2012.05.15 1869
12 (137) 이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석목사 2012.04.26 1893
11 (136) "생명의삶" 성경공부를 수시로.... 석목사 2012.04.26 1830
10 (135) 부활하신 주님의 교회 석목사 2012.04.14 1603
9 (134) 의리있는 교회 석목사 2012.04.03 1856
8 (133)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석목사 2012.04.03 1740
7 (132) 드디어 다음 주일 입니다. 석정일 목사 2012.03.19 1811
6 (131) 직분자 후보 발표가 약간 늦어졌습니다. 석정일 목사 2012.03.19 2143
5 (130) 직분자 선출 이렇게 진행됩니다. 석정일 목사 2012.03.06 2288
4 (125) 예배당 앞 공터에 야채 텃밭을.... 석목사 2012.01.30 1880
3 (124) 마르다와 마리아 석목사 2012.01.24 2444
2 (123)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만큼... (2012.1.15) 석목사 2012.01.18 1790
1 (122) 시온영락교회 내규(By-law)[안] (2012.1.8) 석목사 2012.01.18 2094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