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누리고 나누는, 주님의 소원"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롬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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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분이셨는데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가장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하면서 권세 있는 자들을 내리치셔서 낮게 하시고, 이방인이나 새리 등 가장 낮은 자들을 귀하게 여기시고 높이셔서 이 세상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만드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오신 세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시고, 성령이 비둘기 날리듯이 날리면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라" 하는 하나님의 게시를 받으셨습니다. 이것은 이 세상에 사는 우리 모두가 다 하나님의 사랑하는 아들이다 하는 것을 보여주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불교와 견주어 본다면 결국 부처님께서 '내가 부처다' 하는 것을 깨달으신 것이나 예수님께서 '내가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다' 하는 게시를 받은 것이나, 저는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표현 방법이 다를 뿐이지 결국은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 의미는 결국 우리 자신들 하나 하나가 다 가장 소중한 존재다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자각하셨지만, 그러나 그것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는 반대와 장애가 있었습니다. 그분이 굶주리셨을 때 사탄이 나타나서 "너가 진정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덩어리로 빵을 만들어라" 고 했다고 합니다. 즉 배고픈 자를 배불리 먹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뜻인 것처럼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분께서는 "사람이 빵으로 사는 게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산다" 라고 했다 합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한번 보십시오. 사람들이 무엇으로 삽니까? 물질로 살지 않습니까? 경제만 성장한다면 뭐든지 다 용납이 되는 그런 사회입니다. 그것이 불법적으로 행해지든 그것이 부정의한 방법으로 행해지든 결국 경제만 성장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할 국가 기관이 선거에 개입하는 불법 행위를 저지르든,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느냐 이것만 지금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들은 우리가 빵만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말씀으로 산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굳이 기독교 신자가 된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려고 신자가 된 것인데, 오늘 우리들은 말씀으로 사는 게 아니라 빵으로 산다는 데에만 너무나 많이 경도되어 있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어쩌면 사탄의 후손이 아니냐. 이걸 우리가 다시 생각해봐야 되겠습니다. 

즉 우리는 첫 번째 사탄의 시험에 지금 말려들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 밀양 주민들의 고통, 지금 철도 파업을 하고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고통 등 모든 고통들이 다 경제적 효율을 위해서 외면되어져 왔습니다. 거기에는 말씀이 짓밟혀도, 즉 정의가 훼손되고 불의가 횡행해도 빵만 얻어진다면 상관없다 하는 이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 사탄은 그분을 성전의 높은 곳에 데리고 가서 "너가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이곳에서 한번 뛰어내려 봐라" 한 것입니다. 만약에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났다면 이것은 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치 마라" 라고 단호하게 거절하셨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종교는 이런 신비주의가 지금 횡행하고 있습니다. 기도를 했더니 사업이 잘됐다, 애가 시험에 붙었다, 남편이 승진했다는 등 이런 기도의 영험이 없으면 교리가 성장하지 못할 만큼 기복적 신비주의가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씀이 힘을 잃고 신비주의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사탄은 그분을 데리고 높은 산에 올라가서 천하를 내려다보면서 "내 앞에 무릎을 꿇는다면 이 천하를 다 너가 다스리는 영광을 주리라." 한 것입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는 "사탄아 물러가라" 한마디로 단호하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늘날 많은 성직자와 신자들이 이런 물질의 유혹, 사회적 지위의 유혹, 명예의 유혹 등 영광에 목말라하며 사탄 앞에 무릎을 꿇고 비굴하게 영광을 구걸하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어느 종교 할 것 없이 국가 예산 지원받으려고 권력에 비굴하게 구는 것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런 데서 오늘 우리가 정말로 기독교 신자라고 한다면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에 좀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가르침에 충실한 것이 이 땅에서는 오히려 순수하지 못한 신앙자인 것처럼 평가될 때가 있고, 어떤 때는 가르침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사람, 세상의 불의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마치 순수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은 우리가 다시 성경의 말씀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본다면 온당치 않은 일입니다. 그런 데서 이런 어려운 시기일수록 신앙심을 가진 사람들의 순수한 신앙의 열정이 필요로 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카인에게 "너 동생 아벨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었을 때 카인이 "저는 모릅니다. 제가 왜 그 아이를 살펴야 합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이렇지 않느냐 싶어요. 같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우리는 같은 형제임에도 불구하고 빈부 격차가 극심해져 지배자와 피지배자,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는 점점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가진 자들은 갖지 못한 자들에게 도무지 관심도 없고 알지 못하고 '왜 내가 그들을 보살펴야 하는가'라고 말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지금 우리는 우리 주위의 어려운 형제들에 대해서 살피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북한 동포들에 대한 우리들의 사랑과 애민의 마음을 간직해야 합니다. 북한이 여러 가지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 그 속에 사는 백성들은 얼마나 아픔이 크겠느냐. 이 추운 겨울날 식량 부족과 의약품 부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인권을 침해 받고 있는 사람들, 그들에 대한 우리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없다면 도대체 그들은 누구를 믿고 어디에 희망을 두고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지금은 조금만 이런 얘기를 해도 종북주의라고 몰아붙이는 이런 편견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데에 너무 겁먹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의 아들로서 좀 더 당당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옳은 건 옳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용기가 필요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오신 이 좋은 날, 우리가 기쁜 얘기하기보다도 약간 슬픈 얘기를 나눈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쩌면 그분께서 오실 때의 모습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겠느냐 싶어요. 하나님의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이 세상에 오셨을 때 모두가 환영하고 영광스럽게 맞이했어야 하지만, 사실은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사람들 그 누구도 그분의 오심을 알지 못했고, 결국 그 추운 날 말구유에서 태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을 알아본 사람은 유대인도 아닌 저 이방인 페르시아 사람들이 와서 그분께 경배를 했다 합니다. 

오늘날 비유로 들어본다면, 예수님의 진실한 가르침이 교회 안에 있지 않고 오히려 교회 밖에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교회 밖에서 지금 그분께 경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유대인들이 그분을 사회를 혼란시킨 사람으로 매도해서 십자가에 처형했듯이 어쩌면 교회가 지금 그분을 교회로부터 추방하지 않을까. 이런 우리들의 신앙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기라고도 생각이 됩니다.

천주교는 민주화시기에 정말 국민들의 희망이 되어 주었습니다. 명동 성당 김수환 추기경님은 종교가 다른 저에게도 항상 존경스럽고, 저희들이 고통에 있을 때 찾아갈 수 있는 유일한 분이셨습니다. 또 북한 동포들이 굶주려 죽을 때도 그 분을 모시고 동포 돕기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천주교의 지도자를 넘어서서 우리 모든 국민의 지도자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천주교는 이런 민주화 과정 속에서 이뤄낸 도덕성 덕분에 민주화 이후 신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의 교인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과 국가가 원하는 그런 긍정적인 역할을 묵묵히 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북한 동포 한명 한명에게 선교를 하는 것보다도 그들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일이 통일 이후에 오히려 그들에게 신앙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성탄절을 맞아서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반갑습니다. 다시 한 번 성탄을 축하드리며 신부님과 또 형제자매 여러분들과 함께 뜻을 모아서 우리 사회가 좀 더 아름다워질 수 있는 그런 일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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