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교회는 교회학교 자녀들이 졸업합니다. 졸업을 영어로 graduation이라고도 하지만, commencement라는 말을 씁니다. 이 단어는 ‘시작, 출발’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며 출발인 셈입니다. 오늘 각 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학교에서, 혹은 직장에서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졸업생들을 축하하고 축복합니다. 또 그동안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수고하셨던 부모님들의 노고에 치하를 드립니다.
졸업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의 수고와 노력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가족에게 졸업은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또한 졸업은 축하와 축복의 복된 시간임과 동시에 인생의 새로운 진로를 결정하고 준비하는 두려운 시간이기도 합니다. 우리 이민자들은 미국이라는 좋은 교육환경에서 자녀들을 양육하는 기회를 얻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자녀들이 정체성의 위기와 학교와 가정에서의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해 많은 갈등과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시간들을 잘 견뎌내고 졸업을 하는 자녀들을 볼 때 대견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자녀들이 그들 인생에서 중요한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다시 한 번 기도로 축복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맡겨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는 이 아이들이 앞으로의 인생길을 온전하게 걸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쓰는 편지의 형식으로 쓰여진 “샘에게 보내는 편지 (다니엘 고틀립)”에는 이런 졸업축사가 있습니다.
"학부모 여러분! 여러분은 그 동안 할 일을 다 하셨고, 그 노고의 열매로 오늘 여기 졸업하는 자녀들이 앉아 있습니다. 이제 부모님이 하실 일은 그간의 노고에 대한 결실을 즐기시고, 자녀들이 앞으로 경험하게 될 실패를 받아들이시는 겁니다. 자녀들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십시오. 자녀들이 먼저 요청하지 않는 한 충고를 아끼시기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세요.... 그 다음날은 사랑하는 사람을 한 명 더 늘리세요. 매일 매일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의 수를 늘려나가는 겁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세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충만한 사랑과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게 진정한 성공이고, 성인으로서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책임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자녀들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부모들은 충고보다는 이해하고 응원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하면 우리의 삶은 결코 실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응원은 사랑입니다. 잘 될 것이라는 믿음과 격려의 표시입니다. 잘 나가고 좋을 때뿐 아니라 춥고 아프고 외로운 시간에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강력한 에너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응원이 있는 곳에 절망이나 두려움은 없습니다. 따뜻한 희망과 용기만이 넘칠 뿐입니다.
저도 오늘 졸업하는 우리 졸업생들을 응원합니다. 그런 저의 응원을 공지영씨의 말로 가름합니다.
“마지막으로 네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릴리야, 사랑한다. 나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치거라.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중에서